![]() 올여름 그 이름만큼이나 대단한 돌풍을 일으킨 영화 '괴물'.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적 상황에 기초한 차별성과 봉준호 감독 특유의 풍자가 큰 역할을 했다. 여러 관객들이 '한국에서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괴물영화'라며 호평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만화계에도 이런 색깔의 작품이 하나 있었다. 김영빈, 윤승기 콤비의 'Welcome to 미션마켓'. 미국과 일본의 '○○man'류를 한국에 맞추어 풍자적으로 그려낸 사례라면 아마도 김진태씨의 '황대장'이나 '시민쾌걸'이 그 원조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세련됨이나 극화의 정도에 비추어볼 때 '미션마켓'의 위상은 좀 더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영화 '괴물'의 가족들이 한강둔치 간이매점으로 생계를 꾸리듯이 '미션마켓'의 강기현은 거북슈퍼의 미션수당이나 동사무서의 연금으로 생활한다. 그의 관리책인 유익태, 연예인과 같은 CTA 성정욱 등의 캐릭터에선 봉준호 감독의 고린내 나는 인간묘사에 못지 않은 재미가 있고, 세탁소나 파출소 등 배경이 되는 해산시의 곳곳은 우리의 현실을 위트있게 반영하고 있어 보는 내내 공감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 작품은 콘텐츠진흥원 추천작이면서도 단행본 두 권에서 그 연재를 마감하고 말았다. 왜 일까? 어떤 작품을 보았을 때 ' 감동적이었다.'고 한다면 난 그것이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그 이야기가 모든 한계와 갈등의 최종국면까지 나아가 줄 때 느끼는 만족감이고, 둘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아 정말 그렇지!' 하고 만드는 공감의 요소다. 첫째를 소홀히 하면 '따분한 이야기'가 되고 둘째를 소홀히 하면 '거짓 이야기'가 된다. 어느쪽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쉽게 답할 수 없겠지만 확실한 건 첫째를 중시하는 편이 연재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미션마켓'의 연재중단은 첫째요소를 충족할 시간을 주지 못한 편집부의 조바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한다. 충분한 공감의 요소는 제공했지만 갈등을 더 높이 끌어올릴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2권 중반에서 형질변형 능력을 없애고자 시도하는 내용에 이르면 이야기는 좀 더 명확한 단계로 넘어갈 태세인데 아쉽게도 가장 흥미로운 시점에서 더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출판사의 입장에선 잡지의 간판격인 장기연재작이 아니라면 언제든 작품을 중단시킬 수가 있다. 작가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긴 시간 사전협의를 하고 몇번이고 원고를 수정한다. 그러나 작가에겐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는 '로망'같은 것이 있어서 기왕이면 제 길을 가고 싶어하는 법이고, 또 편집부의 바이블에 충실하다고 해서 꼭 대박이 나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엔 어떤 작품이 계속 실릴 수 있을 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게임회사에서 돈을 대는 작품은 좀 다르겠지만...) 사람의 인생이 그러하듯 만화에도 여러가지 운이 작용한다고나 할까? 아, 안타깝게도 '미션마켓'은 그런 운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 야오이 코드라도 넣었어야 했을까? (퍽퍽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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